소북행랑자식나도향
작품 소개
행랑자식은 행랑채 아이가 겪는 차별과 어른들의 잔인한 세계를 그린 작품입니다. 나도향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29분
- 하루 10분
- 3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1 어떠한 날, 춥고 바람 많이 불던 겨울밤이었다. 박교장의 집 행랑에서 글 읽는 소리가 나더니 꺼져 가는 촛불처럼 차츰차츰 소리가 가늘어 간다. 그러다가는 다시 옆에서 어린애 입에 젖꼭지를 물리고서 졸음 섞어 꽥 지르는 소리로, “어서 읽어!” 하는 어머니 소리에 다시 글소리는 굵어진다. 나이는 열두 살. 보통학교 사년급에 다니는 진태(鎭泰)라는 아이니 그 박교장의 집 행랑아범의 아들이다. 왱왱 외우던 글소리는 단 이 분이 못 되어 다시 사라졌다. 그리고는 동리집 시계가 열한시 를 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면은 고요하였다. 2 이튿날 날이 밝은 뒤에 보니까 온 마당, 지붕, 나뭇가지에 눈이 함박같이 쏟아졌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눈이 다 끝나지 않고 보슬보슬 싸래기눈이 내려온다. 진태는 문 뒤에 세워 놓았던 모지랑비를 들고 나섰다. 처음에는 새로 빨아 펼쳐 놓은 하얀 요 위에 뒹구는 것처럼 몸 가볍고 마음 상쾌한 기분으로 빗자루를 들었으며 모지랑비와 약 한 자기 팔로써 능히 그 많은 눈을 쳐버릴 줄 알았으나 두어 삼태기를 가까스로 퍼버리고 나니까 팔이 떨어지는 것 같고 허리가 부러지는 듯하였다. 그러나 아니 칠 수는 없었다.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당을 쓰는 것이 자기의 직분이다. 어머니는 안으로 밥을 지으러 들어가고 아버지는 병문으로 인력거를 끌러 나갔다.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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