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노령근해이효석
작품 소개
노령근해는 북쪽 바다를 떠도는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과 연대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효석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15분
- 하루 10분
- 2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동해안의 마지막 항구를 떠나 북으로 북으로! 밤을 새우고 날을 지나니 바다는 더욱 푸르다. 하늘은 차고 수평선은 멀고. 뱃전을 물어뜯는 파도의 흰 이빨을 차면서 배는 비장한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마스트 위에 깃발이 높이 날리고 연기가 찬바람에 가리가리 찢겨 날린다. 두만강 넓은 하구를 건너 국경선을 넘어서니 노령연해의 연봉이 바라보인다.――하얗게 눈을 쓰고 북극 석양에 우뚝우뚝 빛나는 금자색 연봉이. 저물어가는 갑판 위는 고요하다. 살롱에서 술타령하는 일등 선객들의 웃음소리가 간간히 새어나올 뿐이요 그 외에는 인기척조차 없다. 배꼬리 살롱 뒤 갑판 은은한 뱃전에 의지하여 무언지 의론하는 두 사람의 선객이 있다――한 사람은 대모테 쓴 청년이요 한 사람은 코 높은 ‘마우자’이다. 낙타빛 가죽 샤쓰 위에 띤 검은 에나멜 혁대이며 온 세상을 구를 만한 굵은 발소리를 생각게 하는 툽툽한 구두가 창 빠른 모자와 아울러 그를 한층 영웅적으로 보이게 한다. 연해주의 각지를 위시하여 넬진스크 치타 방면을 끊임없이 휘돌아치느니만큼 그들에게는 슬라브족다운 큼직한, 호활한 풍모가 떠돈다. ‘마우자’는 대모테 청년과 조선말 아닌 말로 은은히 지껄인다. 냄새 잘 맡는……는 빨빨거리며 어디든지 안 좇아오는 곳이 없다. 정신없이 의론하다가도 그들은 가끔 말을 그치고 살롱 쪽을 흘끗흘끗 돌아본다. ――거기에는 확실히 ……에서 좇아오는 친구가 있을 것이다.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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