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가을과 산양이효석
작품 소개
가을과 산양은 가을 산촌에서 예술가의 고독과 사랑이 교차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이효석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15분
- 하루 10분
- 2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화단 위 해바라기 송이가 칙칙하게 시들었을 젠 벌써 가을이 완연한 듯하다. 해바라기를 비웃는 듯 국화가 한창이다. 양지쪽으로 날아드는 나비 그림자가 외롭고 풀숲에서 나는 벌레소리가 때를 가리지 않고 물 쏟아지듯 요란하다. 아침이나 낮이나 밤이나 그 어느 때를 가릴까. 사람의 오장육부를 갈가리 찢으려는 심산인 듯하다. 애라에게는 가을같이 두려운 시절이 없고 벌레소리같이 무서운 것이 없다. 지난 칠 년 동안 ─준보를 알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어느 가을인들 애라에게 쓸쓸하지 않은 가을이 있었을까. 밤자리에 이불을 쓰고 누우면 눈물이 되로 흘러 베개를 적신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물을 때 "외롭고 적적하고 얄궂은 것" 칠 년 동안에 얻은 결론이 이것이었다. 여러 해 동안 적어온 사랑의 일기가 홀로 애태우고 슬퍼한 피투성이의 기록이었다. 준보는 언제나 하늘 위에 있는 별이다. 만질 수 없고 딸 수 없고 영원히 자기의 것이 아닌 하늘 위 별이다. 한 마리의 여우가 딸 수 없는 높은 시렁 위 포도송이를 바라보고 딸 수 없으므로 그 아름다운 포도를 떫은 것이라고 비난하고 욕질한 옛날이야기를 생각하며 애라는 몇 번이나 그 여우를 흉내 내어 준보를 미워해 보려고 했는지 모르나 헛일이어서 준보는 날이 갈수록에 더욱 그립고 성스럽고 범하기 어려운 것으로만 보였다.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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