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나도향

나도향 · 뽕

가난과 욕망에 휘둘리는 안협집 부부의 파국

첫 10분 읽기

작품 소개

뽕은 가난과 욕망에 휘둘리는 안협집 부부의 파국을 그린 작품입니다. 나도향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 읽기
약 33분
하루 10분
3회
구성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1 안협집이 부엌으로 물을 길어 가지고 들어오매 쇠죽을 쑤던 삼돌이란 머슴 놈이 부지깽이로 불을 헤치면서, 『어젯밤에는 어디 갔었읍던교?』 하며 불밤송이 같은 머리에 외수건을 질끈 동여 뒤통수에 슬쩍 질러맨 머리를 번쩍 들어 안협집을 훑어본다. 『남 어데 가고 안 가고, 임자가 알아 무엇할 게요?』 안협집은 별 꼴사나운 소리를 듣는다는 듯이 암상스러운 눈을 흘겨보며 툭 쏴 버린다. 조금이라도 염량이 있는 사람 같으면 얼굴빛이라도 변하였을 것 같으나 본시 계집의 궁둥이라면 염치없이 추근추근 쫓아다니며 음흉한 술책을 부리는 삼십이나 가까이 된 노총각 삼돌이는 도리어 비웃는 듯한 웃음을 웃으면서, 『그리 성낼 거야 뭐 있읍나? 어젯밤 안주인 심부름으로 임자 집을 갔으니 깐두루 말이지』 하고 털벗은 송충이 모양으로 군데군데 꺼칫꺼칫하게 난 수염을 숯검정 묻은 손가락으로 두어 번 쓰다듬었다. 『어젯밤에도 김 참봉 아들에 사랑방에서 자고 왔읍네그려.』 삼돌이는 싱긋 웃는 가운데에도 남의 약점(弱點)을 쥔 비겁한 즐거움이 나타났다. 「무엇이 어쩌고 어째, 이 망나니 같은 놈…」 하는 말이 입 바깥까지 나왔던 안협집은 꿀꺽 다시 집어삼키면서, 『남 어데 가 자든 말든 상관할 것이 무엇인고』 하며 물동이를 이고서 다시 나가려 하니까, 『흥 두구 보소, 가만 있을 줄 알았다가는…』 『듣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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