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산협이효석

산협

이효석 · 산협

깊은 산골에서 생존과 욕망이 부딪히는 사람들

첫 10분 읽기

작품 소개

산협은 깊은 산골에서 생존과 욕망이 부딪히는 사람들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효석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 읽기
약 61분
하루 10분
6회
구성
2장

첫 문장 미리보기

공재도가 소금을 받아오던 날 마을 사람들은 그의 자랑스럽고 호기로운 모양을 볼 양으로 마을 위 샛길까지들 줄레줄레 올라갔다. 세참 때는 되었을까, 전 놀이가 지난 후의 개나른한 육신을 잠시 쉬고 싶은 생각들도 있었다. 마을이라고는 해도 듬성한 인가가 산허리 군데군데에 헤일 정도로밖에는 들어서지 않은 펑퍼짐한 산골이라 이쪽저쪽의 보리밭과 강낭밭에서 흰 그림자들이 희끗희끗 일어서서는 마을 위로 합의나 한 것 같이 모여들어 갔다. “소가 두 필에 콩 넉 섬을 실구 갔었겠다. 소금인들 흐북히 받아오지 않으리.” “반반으로 바꿔두 두 섬일 테니 소금 두 섬은 바위보다두 무겁거든. 참말 장에서 언젠가 한번 소금섬을 져본 일이 있으니까 말이지만.” “바닷물루 만든다든가. 바다가 멀다보니 소금은 비상보다 귀한걸. 공서방두 해마다 고생이야.” 봄이 되면 소금받이의 먼 길을 떠나는 남안리 농군들이 각기 소 등어리에 콩섬을 싣고 마을길에 양양하게들 늘어서는 습관이던 것이 올해는 거반 가까운 읍내에 가서 받아오기로 한 까닭에 어쩌다 공재도 한 사람이 남아 버렸다. 원주 땅 문막은 서쪽으로 삼백 리나 떨어진 이웃 고을의 나루였다. 양구더미를 넘고 횡성 벌판을 지나 더딘 소를 몰고는 꼭 나흘의 길이었다. 양구더미를 넘는데 만도 넉근히 하루가 걸리는데다가 굼틀굼틀 구불어 들어가는 무인지경의 영은 깊고 험준해서 울창한 참나무 숲에서는 대낮에도 도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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