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행진곡이효석
작품 소개
행진곡은 거리의 행진 속에서 깨어나는 노동자들의 연대와 저항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효석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32분
- 하루 10분
- 3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혼잡한 밤 정거장의 잡도를 피하여 남에 뒤떨어져서 봉천행 삼등차표를 산 그는 깊숙이 쓴 모자 밑 검은 안경 속으로 주위를 은근히 휘돌아보더니 대합실로 향하였다. 중국복에 싸인 청년의 기상은 오직 늠름하였다. 조심스럽게 대합실 안을 살펴보면서 그는 한편 구석 벤치 위에 가서 걸터앉았다. 차시간을 앞둔 밤의 대합실은 물 끓듯 끓었다. 담화, 환조, 훈기, 불안한 기색, 서마서마한 동요, 영원한 경영, 엄숙한 생활에 움직이고 움직이고 움직였다. 그 혼잡의 사이를 뚫고 괴상한 눈이 무수히 반짝였다. 시골뜨기같이 차린 친구─회조한 도리우찌, 어색한 양복저고리, 짧고 깡똥한 바지, 어디서 주워 모았는지 너줄한 후까고무, 게다가 값싼 금테안경으로 단장한 그들의 눈은 불유쾌하리만치 날카롭게 빛났다. 영리한 그에게 이 어색하게 분장한 ‘시골뜨기’쯤야 감히 두려울 바가 아니었지만 피로를 모르고 새롭게 빛나는 그들의 눈은 몹시도 불유쾌하고 귀찮은 존재였다. 그것은 길을 막고 계획을 부수려고 노리는 무서운 독사의 그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생활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고맙지도 않은 존재였다. 그만큼 그의 전생활은 말하자면 초조와 불안의 연쇄였다. 가정이 있고 아내가 있고 안도가 있고 일신을 보호하여 주는 사회와 법률이 있는 그런 것이 그의 생활은 아니다.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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