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상륙이효석

상륙

이효석 · 상륙

낯선 항구에 내린 이들이 마주하는 욕망과 도시의 밤

첫 10분 읽기

작품 소개

상륙은 낯선 항구에 내린 이들이 마주하는 욕망과 도시의 밤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효석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 읽기
약 7분
하루 10분
1회
구성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상 륙 -어떤 이야기의 서장序章 아세아 대륙의 동방. 소비에트 연방의 일단. 눈앞에 거슬리는 한 구비의 산도 없이 훤히 터진 넓은 대륙의 풍경과 그 끝에 전개되어 있는 근대적 다각미를 띠운 도시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배가 반가운 기적을 뚜-뚜- 울리며 붉은 기 날리는 수많은 배 사이를 뚫고 두 가닥 진 반도의 사이를 들어가 항구 안에 슬며시 꼬리를 돌렸을 때에 그는 석탄고 속에서 문득 곤한 잠을 깨었다. 요란한 기관소리와 끊임없는 동요가 별안간 문득 그쳤기 때문이었다. “이제 다 왔구나!” 닻줄 내리는 요란한 원치 소리를 들을 때에 그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동해안의 항구를 떠나 석탄고 속에 신음한지 밤낮 사흘이었다. 미친놈 같이 앉았다 섰다 누웠다 소리쳤다 하면서 암흑과 고독과 괴롬과 사흘 동안 싸워 왔었다. 사흘되는 이제 꿈꾸던 나라의 목적한 곳에 탈없이 이르렀음을 깨달았을 때에는 어둠 속에서 정신을 가다듬고 석탄더미 위에 일어나 앉았다. 파도는 잔잔하고 배는 고요히 섰으나 그는 아직도 배가 흔들리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갑판에서는 세관과 해상국가보안부에서 서기와 역원들 이 와서 취조와 검사가 잦은지 배는 오랫동안 고요히 섰다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여 부두 석벽에 갖다 바싹 대는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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