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도시와 유령(幽靈)이효석
작품 소개
도시와 유령(幽靈)는 도시의 밤에서 마주한 빈곤이 유령보다 두려운 현실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효석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27분
- 하루 10분
- 3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어슴푸레한 저녁 몇 리를 걸어도 사람의 그림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무인지경인 산골짝 비탈길 여우의 밥이 다 되어 버린 해골덩이가 똘똘구는 무덤 옆 혹은 비가 축축이 뿌리는 버덩의 다 쓰러져 가는 물레방앗간, 또 혹은 몇백 년이나 묵은 듯한 우중충한 늪가! 거기에는 흔히 도깨비나 귀신이 나타난다 한다. 그럴 것이다. 고요하고 축축하고 우중충하고. 그리고 그것이 정칙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그런 곳에서 그런 것을 본 적은 없다. 따라서 그런 것에 관하여서는 아무 지식도 가지지 못하였다. 하나 나는――자랑이 아니라―― 더 놀라운 유령을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적어도 문명의 도시인 서울이니 놀랍단 말이다. 나는 그래도 문명을 자랑하는 서울에서 유령을 목격하였다. 거짓말이라구? 아니다. 거짓말도 아니고 환영도 아니었다. 세상 사람이 말하여 ‘유령’이라는 것을 나는 이 두 분을 가지고 확실히 보았다. 어떻든 길게 말할 것 없이 다음 이야기를 읽으면 알 것이다. 동대문 밖에 상업학교가 가제될 무렵이었다. 나는 날마다 학교 집터에 ‘미쟁이’로 다니면서 일을 하였다. 남과 같이 버젓하게 일정한 노동을 못하고 밤낮 뜨내기 벌이꾼으로밖에는 돌아다니지 못하는 나에게는 그래도 몇 달 동안은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었다. 마는 과격한 노동이었다. 그러므로 하루라도 쉬어본 일은커녕 한 번이라도 늦게 가존 적도 없었다.이 작품 읽기 시작
저작권이 만료된 한국어 원문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어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