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왕부의 낙조김동인

왕부의 낙조

김동인 · 왕부의 낙조

기울어 가는 왕가의 마지막 빛과 권력의 몰락

첫 10분 읽기

작품 소개

왕부의 낙조는 기울어 가는 왕가의 마지막 빛과 권력의 몰락을 그린 작품입니다. 김동인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 읽기
약 102분
하루 10분
10회
구성
2장

첫 문장 미리보기

자시(子時). 축시(丑時). 인시(寅時)도 거진 되었다. 송악(松嶽)을 넘어서 내려부는 이월의 혹독한 바람은 솔 가지에서 처참한 노래를 부르고 있고 온 천하가 추위에 오그러뜨리고 있는 겨울 밤중이었다. 이 추위에 위압되어 행길에는 개새끼 한 마리 얼씬하지 않고 개경( 開 京 ) 십만 인구는 두꺼운 이불 속에서 겨울의 긴 꿈을 꾸고 있을 때다. 그러나 대궐에는 이 깊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고관에서부터 말직까지가 모두 입직하여 있고, 방방이 경계하는 듯한 촛불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왕후궁 노국 대장공주전(魯國 大長公主殿)의 앞에는 내시며 궁액들이 몸을 우그리고 추위에 떨며 심부름을 기두르고 있었고, 침전의 밖에도 두 명이 지키고 있었다. 침전―정침에는 아무도 없는 대신에 그 협실에 두 사람이 있었다. 협실에 안치(安置)한 불상(佛像) 앞에 중 편조(遍照)가 합장을 하고 꿇어앉아 있고 그 곁에는 고려 국왕 공민(恭愍)이 단아히 역시 불상 앞에 머리를 숙이고 앉아 있었다. 난산(難産) 후에 환후 위독한 왕후 대장공주의 쾌차를 불전에 빌기 위하여 왕은 비밀히 중 편조를 침전까지 불러들이어서 여기서 기원을 드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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