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따라지김유정

따라지

김유정 · 따라지

도시의 셋방에 모여 사는 밑바닥 인생들의 애환

첫 10분 읽기

작품 소개

따라지는 도시의 셋방에 모여 사는 밑바닥 인생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입니다. 김유정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 읽기
약 42분
하루 10분
4회
구성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당신 누님은 밤낮 사날만 참아 달라는 게 한 아니오. 사날 사날 허니 그래 언제나 돼야 사날이란 말이오?” “미안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사날 후에 꼭 드리겠습니다. 이왕 참아 주시던 길이니.” “글쎄 언제가 사날이란 말이오?” 하고 주름 잡힌 이맛살에 화가 다시 치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놈의 사날이란 석 달인지 삼 년인지 영문을 모른다. 그러나 저쪽도 쾌쾌히 들이덤벼야 말하기가 좋을 텐데, 울가망으로 한풀 꺾이어 들옴에는 더 지껄일 맛도 없는 것이다. “돈두 다 싫소. 오늘은 방을 내주.” 그는 말 한마디 또렷이 남기고 방문을 탁 닫아 버렸다. 그리고 서너 발 뚜덜거리며 물러서 자 다시 가서 문을 열어 잡고, “오늘 우리 조카가 이리 온다니까 어차피 방은 있어야 하겠소.” 장독 옆으로 빠진 수채를 건너 서면, 바로 아랫방이다. 본시는 광이었으나 셋방 놓으려고 싱둥겅둥 방을 들인 것이다. 흙칠한 것도 위채보다는 아직 성하고 신문지로 처덕이었을망 정 제법 벽도 번뜻하다. 비바람이 들이치어 누렇게 들뜬 미닫이였다. 살며시 열고 노려보니 망할 노랑통이가 여전히 이불을 쓰고 끙, 끙, 누웠다. 노란 낯짝이 광대뼈가 툭 불거진 게 어제만도 더 못한 것 같다. 어쩌자고 저걸 들였는지 제 생각을 해도 소갈찌는 없었다. 돈도 좋거니와 팔자에 없는 송장을 칠까 봐 애간장이 다 졸아든다.
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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