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산골 나그네김유정
작품 소개
산골 나그네는 가난한 산골집에 스며든 여인과 짧고 쓸쓸한 인연을 그린 작품입니다. 김유정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22분
- 하루 10분
- 2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밤이 깊어도 술꾼은 역시 들지 않는다. 메주 뜨는 냄새와 같이 쾨쾨한 냄새로 방 안은 괴괴하다. 윗간에서는 쥐들이 찍찍거린다. 홀어미는 쪽 떨어진 화로를 끼고 앉어서 쓸쓸한 대로 곰곰 생각에 젖는다. 가뜩이나 침침한 반짝 등불이 북쪽 지게문에 뚫린 구멍으로 새드는 바람에 반뜩이며 빛을 잃는다. 헌 버선짝으로 구멍을 틀어막는다. 그러고 등잔 밑으로 반짇고리를 끌어당기며 시름없이 바늘을 집어든다. 산골의 가을은 왜 이리 고적할까! 앞뒤 울타리에서 부수수 하고 떨잎은 진다. 바로 그것이 귀밑에서 들리는 듯 나직나직 속삭인다. 더욱 몹쓸 건 물소리 골을 휘돌아 맑은 샘은 흘러내리고 야릇하게도 음률을 읊는다. 퐁! 퐁! 퐁! 쪼록 퐁! 바깥에서 신발 소리가 자작자작 들린다. 귀가 번쩍 띄어 그는 방문을 가볍게 열어젖힌다. 머리를 내밀며 덕돌이냐?하고 반겼으나 잠잠하다. 앞뜰 건너편 수퐁 위를 감돌아 싸늘한 바람이 낙엽을 훌뿌리며 얼굴에 부닥친다. 용마루가 쌩쌩 운다. 모진 바람 소리에 놀라 멀리서 밤 개가 요란히 짖는다. 「쥔어른 계서유?」 몸을 돌려 바느질거리를 다시 집어들려 할 제 이번에는 짜정 인기가 난다. 황겁하게 “누기유?” 하고 일어서며 문을 열어보았다. “왜 그리유?” 처음 보는 아낙네가 마루 끝에 와 섰다. 달빛에 비끼어 검붉은 얼굴이 해쓱하다. 추운 모양이다.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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