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행복현진건
작품 소개
행복은 행복을 좇는 청춘의 사랑과 그 뒤에 남는 허무를 그린 작품입니다. 현진건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14분
- 하루 10분
- 2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행복 아르치바셰프 매음부 사슈가의 코가 떨어진 뒤는 그 어여쁘고 고운 얼골이 썩어 가는 조개껍질같이 되었다. 사슈가의 생명은 사슈가가 스스로 생명이라고 자랑하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그에게 남은 것은 다만 추하고 더러운 그것뿐이요 또 한 가지는 밝은 낮빛 이 끝없는 검은 밤이 되고 그믐밤은 도리어 한없는 백주(白晝)가 될 따름이다. 기한(飢寒)은 그의 약한 몸을 졸라맨다. 몸이라고 하는 것은 반쯤 죽어가는 개나 괘이(猫) 모양으로 겨우 밭(田)이랑 같은 좌우의 가슴과 공동묘지 같이 울퉁불퉁한 뼈마디만 겨우 붙어 있을 뿐이다. 그는 큰길로부터 쓸쓸한 골목길로 옮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더럽고 제일 고약한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게 된 불쌍한 신세이다. 어느 날 몹시 추운 달밤에 그는 올 가을에 처음으로 닦은 신작로에 왔다. 그 길은 철로 길 근처 시가지 맨 끝 아즉도 집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다못 구녕만 숭숭 뚫린 황무지만 있는 저쪽으로 갔다. 여기서는 아모 소리도 없고 길가에 켠 등불의 행렬이 다만 희미하게 비치어 푸른 달빛과 같이 은근히 섞여 비칠 뿐이다. 밝고 찬 달빛은 죽은 듯이 건축장 위를 고요히 흘러 있다. 구덩이로부터 기어나오는 검은 그림자는 귀신이 땅 위에 웅쿠리고 앉은 것 같고 철사(鐵絲)로 이어 놓은 전신 기둥은 흰 서리를 맞아 달빛에 번쩍인다.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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