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할머니의 죽음현진건
작품 소개
할머니의 죽음은 죽음을 앞둔 할머니 곁에서 드러나는 가족들의 속내를 그린 작품입니다. 현진건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22분
- 하루 10분
- 2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조모주 병환 위독.’ 삼월 그믐날, 나는 이런 전보를 받았다. 이는 ××에 있는 생가에서 놓은 것이니 물론 생가 할머니의 병환이 위독하단 말이다. 병환이 위독은 하다 해도 기실 모나게 무슨 병이 있는 게 아니라, 벌써 여든을 둘이나 넘은 그 할머니는 작년 봄부터 시름시름 기운이 쇠진해서 가끔 가물가물하기 때문에 그동안 자손들로 하여금 한두 번 바쁜 걸음을 아니 치게 하였다. 그 할머니의 오 년 맏이인 양조모는 갑자기 울기 시작하였다. “아이고…… 이승에서는 다시 못 보겠다. 동세라도 의로 말하면 친형제나 다름이 없었다…… 육십 년을 하로같이 어데 뜻 한번 거슬려 보았을까 …….” 연해연방 이런 넋두리를 섞어 가며 양조모는 울었다. 운다 하여도 눈 가장 자리가 붉어지고 목소리가 떨릴 뿐이었다. 워낙 연만한 그는 제법 울음답게 울 근력조차 없었다. “그래도 그 할머님은 팔자가 좋으시다. 자손이 늘은 듯하고…… 아이 고.” 끝으로 이런 말을 하며 울음이 한숨으로 변하였다. 자기가 너무 수(壽)한 까닭으로 외동자들을 앞세워, 원(怨)이 되고 한이 되어, 노상 자기의 생을 저주하는 그는 아들이 둘 (본래 셋이더니 그 중에 중부(仲父)가 일찍이 돌 아갔다), 직손자가 여덟이나 되는 그 할머니를 언제든지 부러워하였다. “지금 돌아가시면 호상(好喪)이지. 아드님의 백발이 허연데.” 라고, 양모도 맞방망이를 치며 눈을 멍하게 뜬다.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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