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서투른 도적현진건

서투른 도적

현진건 · 서투른 도적

도둑질조차 서툰 빈민의 처지로 비추는 도시의 그늘

첫 10분 읽기

작품 소개

서투른 도적은 도둑질조차 서툰 빈민의 처지로 비추는 도시의 그늘을 그린 작품입니다. 현진건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 읽기
약 11분
하루 10분
1회
구성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창의문 밖 살림을 차린 뒤로 안잠자기 때문에 약간 머리를 앓지 않았다. ‘개똥에 굴러도 문안이 좋지 그 두메에 누가……’ 하고 그들은 처음부터 오기를 싫어한다. 일갓집들의 연줄 연줄로 간신히 하나 구해다가 놓으면 잘 있어야 한두 달 그렇지 않으면 단 사흘이 못 되어 봇짐을 싼다. 속살 까닭은 여러 가지겠지만 드러내 놓는 이유는 한결같이, ‘뻐꾹새와 물소리가 구슬퍼서……’ 한다. 불행한 인생의 길을 걷는 그들에겐 집을 에두르는 시냇물 노래와 뒷산 속에서 새어 흐르는 뻐꾸기의 울음도 시름을 자아낼 뿐인 모양이다. 어둑어둑한 소나무 그늘 밑에 그들은 하염없는 눈물을 씻게 되고 햇빛에 고요히 깃들인 풀 그림자도 까닭 없이 그들의 맘을 군성거리게 하는 듯. 도회의 번잡과 소음이 도리어 그들의 신경을 무디게 해 주고 심장을 지질러 주는 듯. 아무튼 안잠자기가 붙어 있지 않았다. 병약한 아내의 단손으로는 도저히 살림을 꾸려나가는 수가 없고 사람은 있어야 될 판이라, 나이 늙든 젊든, 일을 잘하든 못하든 안잠만 자 준다면 우리는 감지덕지로 위해 올리는 판이었다. 황해도 할멈이 올 때에도 우리는 사람이 없어서 무진 애를 쓰다가 드나드는 기름장수의 연줄로 간신히 그를 구해 온 터이라 인품과 일새를 볼 겨를도 없었다.
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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