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총각과 맹꽁이김유정

총각과 맹꽁이

김유정 · 총각과 맹꽁이

혼인을 둘러싼 농촌 청춘들의 익살스러운 소동

첫 10분 읽기

작품 소개

총각과 맹꽁이는 혼인을 둘러싼 농촌 청춘들의 익살스러운 소동을 그린 작품입니다. 김유정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 읽기
약 16분
하루 10분
2회
구성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잎잎이 비를 바라나 오늘도 그렇다. 풀잎은 먼지가 보얗게 나풀거린다. 말뚱한 하늘에는 불더미 같은 해가 눈을 크게 떴다. 땅은 닳아서 뜨거운 김을 턱밑에다 풍긴다. 호미를 옮겨 찍을 적마다 무더운 숨을 헉헉 뿜는다. 가물에 조잎은 앤생이다. 가끔 엎드려 김매는 이의 코며 눈퉁이를 찌른다. 호미는 퉁겨지며 쨍 소리를 때때로 낸다. 곳곳이 박힌 돌이다. 예사밭이면 한 번 찍어 넘길 걸 서너 번 안 하면 흙이 일지 않는다. 콧등에서, 턱에서 땀은 물 흐르듯 떨어지며 호미자루를 적시고 또 흙에 스민다. 그들은 묵묵하였다. 조밭 고랑에 쭉 늘어 박혀서 머리를 숙이고 기어갈 뿐이다. 마치 땅을 파는 두더지처럼······. 입을 벌리면 땀 한 방울이 더 흐를 것을 염려함이다. 그러자 어디서 말을 붙인다. "어이 뜨거, 돌을 좀 밟았다가 혼났네." "이놈의 것도 밭이라고 도지를 받아 처먹나." "이제는 죽어도 너와는 품앗이 안 한다."고 한 친구가 열을 내더니, "씨값으로 골치기나 하자구 도루 줘버려라." "이나마 없으면 먹을 게 있어야지!" 덕만이는 불안스러웠다. 호미를 놓고 옷깃으로 턱을 훑는다. 그리고 그편으로 물끄러미 고개를 돌린다. 가혹한 도지다. 입쌀 석 섬. 보리, 콩, 두 되의 소출은 근근 댓 섬. 나눠 먹기도 못 된다. 본디 밭이 아니다. 고목 느티나무 그늘에 가리어 여름날 오고 가는 농군이 쉬던 정자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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