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B사감과 러브레터현진건

B사감과 러브레터

현진건 · B사감과 러브레터

엄격한 기숙사 사감의 이면에 감춰진 외로움

첫 10분 읽기

작품 소개

B사감과 러브레터는 엄격한 기숙사 사감의 이면에 감춰진 외로움을 그린 작품입니다. 현진건은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 읽기
약 13분
하루 10분
1회
구성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C 여학교에서 교원 겸 기숙사 사감 노릇을 하는 B 여사라면 딱장대요 독신주의자요, 찰진 야소꾼으로 유명하다. 사십에 가까운 노처녀인 그는 주근깨투성이 얼굴이, 처녀다운 맛이란 약에 쓰려도 찾을 수 없을 뿐인가, 시들고 거칠고 마르고 누렇게 뜬 품이 곰팡 슬은 굴비를 생각나게 한다. 여러 겹 주름이 잡힌 훨렁 벗겨진 이마라든지 숱이 적어서 법대로 쪽 찌거나 틀어 올리지를 못하고 엉성하게 그냥 빗겨 넘긴 머리, 꼬리가 뒤통수에 염소 똥만하게 붙은 것이라든지, 벌써 늙어 가는 자취를 감출 길이 없었다. 뾰족한 입을 앙다물고 돋보기 너머로 쌀쌀한 눈이 노릴 때엔 기숙생들이 오싹하고 몸서리를 치리만큼 그는 엄격하고 매서웠다. 이 B 여사가 질겁을 하다시피 싫어하고 미워하는 것은 소위 ‘러브 레터’ 였다. 여학교 기숙사라면 의례히 그런 편지가 많이 오는 것이지만 학교로도 유명하고 또 아름다운 여학생이 많은 탓인지 모르되 하로에도 몇 장씩 죽느니 사느니 하는 사랑 타령이 날아들어 왔었다. 기숙생에게 오는 사신을 일일이 검사하는 터이니까 그 따위 편지도 물론 B 여사의 손에 떨어진다. 달착지근한 사연을 보는 족족 그는 더할 수 없이 흥분되어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편지든 손이 발발 떨리도록 성을 낸다. 아모 까닭 없이 그런 편지를 받은 학생이야말로 큰 재변이었다. 하학하기가 무서웁게 그 학생은 사감실로 불리어 간다.
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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