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북큰물 진 뒤최서해
작품 소개
큰물 진 뒤는 큰물이 휩쓸고 간 자리에서 다시 생존을 이어 가는 사람들을 그린 작품입니다. 최서해는 인물의 선택과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품은 정서와 시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원문의 흐름을 바탕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다듬은 한국어 본문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체 읽기
- 약 29분
- 하루 10분
- 3회
- 구성
- 1장
첫 문장 미리보기
닭은 두 홰째 울었다. 모진 비바람 속에 울려 오는 그 소리는 별다른 세상의 소리 같았다. 비는 그저 몹시 퍼붓는다. 급하여 가는 빗소리와 같이 천장에서 새어 내리는 빗 방울은 뚝뚝⎯ 뚝뚝 먼지 구덩이 된 자리 위에 떨어진다. 그을음과 빈대피에 얼 룩덜룩한 벽은 새어 내리는 비에 젖어서 어스름한 하늘에 피어오르는 구름발 같다. 우우하고 불어오는 바람에 몰리는 빗발은 간간이 쏴⎯ 하고 서창을 들이쳤 다. “아이구 배야! 익힝 응 아구 나 죽겠소!” 윤호의 아내는 몸부림을 치면서 이를 빡빡 갈았다. 닭 울 때부터 신음하는 그의 고통은 점점 심하여졌다. 두 손으로 아랫배를 누르고 비비다가도 그만 엎드러져 깔아놓은 짚과 삿자리를 박박거리고 뜯는다. 그의 손가락 끝은 터져서 새빨간 피가 삿자리에 수를 놓았다. “애고고! 내 엄마! 응윽, 아이구 여보!” 그는 몸을 벌꺽 일어서 윤호의 허리를 껴안았다. 윤호는 두 무릎으로 아내의 가슴을 받치고 두 팔에 힘을 주어서 아내의 겨드랑이를 추켜 안았다. 윤호에게는 이것이 첫 경험이었다. 어머니며 늙은 부인들께서 말로는 들은 법 하나 처음으로 당하는 윤호의 가슴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두근두근하였다. 미구에 새 생명을 얻으리라는 기쁨은 이 찰나에 싹도 볼 수 없었다. “여보! 내가 가서 귀둥녀 할미를 데려오리다, 응.” “아니 여보! 아이구!” 아내는 윤호의 허리가 끊어지도록 안았다.이 작품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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